안녕하세요, 공무집행방해 사건 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오른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공무집행방해 사건에 휘말렸을 때 경찰관 합의를 진행할 경우 반드시 알아야할 유의사항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형사사건 중 특히 공무집행방해 사건이나 폭행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정당방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때리는데 맞고만 있나요?' '상대가 먼저 폭행했으니 정당방위죠'
가해자 입장에서 정말 많이 내세우는 논리인데요,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혹은 법리 해석에 따라서 꼭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범죄 사건을 보면 그렇게 명명백백한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과연 정당방위는 어디까지가 법리적으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형법 상 정당방위
정당방위란, 형법 상 명시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형법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반적인 감성과 법 감성은 꽤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를 요합니다.
우선, 형법 상 명시되어 있는 정당방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형법 제 21조 (정당방위) 1.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2.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해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3. 전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
일반적으로 '선제로 받은 공격에 대해 방위를 하면 모두 정당방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형법 상으로 정당방위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성립합니다.
정당방위의 충족 조건
첫째로, 자기 또는 타인에 대한 '부당한 침해'여야 합니다. 상대가 합법적으로 한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방위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 범죄자를 체포할 때 범죄자가 물리 저항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합법적 공권력 집행 과정에 해당하므로 정당방위를 내세워 방어할 수 없겠죠. 하지만 경찰이 적법한 공무집행을 하지 않았거나 불법적인 체포를 한다면 부당한 행위로 보아 정당방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로, 정당방위의 핵심 충족요건은 바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침해를 당했는데 오늘 정당방위를 한다거나 미래에 침해당할 일을 예상해 정당방위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인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왔는데, 오늘 갑자기 지인을 폭행하게 된다면 (반복적인 폭력에 대한) 정당방위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지인이 폭행을 했으나 이에 저항하였다면 정당방위가 성립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상당한 이유'라는 말 자체가 기준이 분명하지 않기에, 어디까지 정당방위를 인정할 것이냐고 가장 논쟁이 많이 벌어지는 대목이기도 한데요, 법원은 정당방위의 필요성, 즉 오직 그 행위 밖에는 할 수 없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종합하자면,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경우 억울한 감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현재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어떠한 부당한 침해를 받아 그 행위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수사관과 재판부에 법리적으로 피력해야만 정당방위를 인정받을 수 있겠습니다.
모든 사건은 그 상황이 다르기에, 오늘의 제목처럼 '정당방위가 어디까지인지' 그 기준을 정확하게 나누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또한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정당방위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실제 재판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사건의 정확한 정황과 결과에 대한 해석을 두고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일은 매우 흔합니다.
자신이 억울하게 형사소송에 연루되었거나 정당방위를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면, 혼자 스스로 정당방위로 방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반드시 사건 초기부터 경험 많은 법률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상황에 맞는 정확한 대응을 하는 것이 승소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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